박소웅 경남언론포럼/고문
박소웅 경남언론포럼/고문

 

코로나로 인해 어디라도 잘 나갈 수 없는 곳에서 24시간 보다 한 시간을 더 써야 하는 삶의 현장을 경험하고 있다.

25시(時).

1949년에 루마니아의 소설가 C.V.게오르류(1916-1992)가 쓴 장편 소설이다.

게오르규는 이 소설에서 인간의 숙명적 역사성이 능동적으로 변화되면서 가족을 해체시켜 비극의 종말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는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획일적 정치선동으로 인한 인간 본성을 무참히 배반해 가는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상징적> 시간을 제시한 바 있다.

미래에 대한 능동적 시간을 스스로 가질 수 없는 비극적 현상을 비정한 정치체제 속에서 경험한 시간을 촘촘하게 제시한 바 있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이 시간에도 탁월한 삶의 현장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두가 획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8살 된 친딸을 어머니가 목 졸라 죽이는가 하면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내동댕이 치면서 <국립> 어린이 보호시설이란 간판을 달고 제 잇속만 깨알같이 챙긴 6명의 보육교사와 어린이 집 원장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자 가장 많이 돈을 주는 곳으로 가서 애를 낳은 뒤 장려금만 받고 한달만에 튀는 이른바 “먹튀 출산자”까지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결혼 드림론”이란 계정을 만들어 1억원까지 지원하는가 하면 충북 제천시에서는 셋째 아이만 낳으면 주택 대출자금 5,150만원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사회 현상은 특히 농어촌지역에서 인구가 급속하게 줄어들어 급기야는 “소멸”될 위기까지 몰리자 “인구총량”만을 채우기 위한 “간판행정”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크리스마스 베이비 탄생이란 말도 있었다. 지금 코로나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콕 - 방에만콕박혀서 -생활하고 있어 인구 증가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막대한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코웃음치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입하나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세상에 결혼해서 애 낳아 키운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고개를 흔들고 있다.

그래서 나훈아가 그렇게 목 놓아 불러본<테스형!>에게 물어봐도 뾰족한 대답도 들을 수 없는 25시(時)에 사는 형편이다.

어둠과 공포와 좌절의 시간만이 젊은이들 주변에 깔려있다.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경제 활동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속에서 혼자 사는 젊은이들의 1인 가구 수가 2019년보다 2020년에는 28.8%가 늘어나 점차 사회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2030세대들은 미래의 희망을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상실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금 일본에서는 “사토리 족:さとり 簇”이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1980년 중반에서 1990년 사이에 태어난 젊은이들로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그저 모든 일에 관심을 주지 않는 이른바 <달관達觀>하거나 초월한 사람처럼 현실을 외면하면서 하루하루를 냉소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도 혼자 사는 이른바 외톨이 젊은이들이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 법치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파편적 삶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익숙했던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야만의 불평등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형극(荊棘)이다.

이런 현상은 극도의 개인주의의 팽창과 특정 정치집단의 위선과 몰염치가 사회 곳곳에 힘차게 박혀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은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긴급한 문제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는 “단단한” 믿음을 주어야한다.

과거의 타성적 인습(因習)과 관행, 무지와 편견 그리고 고정관념을 극복할 수 있는 보편적 합리성을 정치권은 물론 사회공동체가 갖춰 나가야한다.

무엇보다 X세대의 자녀들인 Z세대 -만24세이하-인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스마트폰세대)들을 음침한 역사의 시간 속에 갖혀 있게 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현실 참여에 앞장 설수 있게 튼튼한 희망의 길을 열어 줄 때 25시(時)의 시간은 깨질 것이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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