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겨울이 시작되는 시기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시골의 한 농부가 늦가을 해질무렴에 빨갛게 익은 감을 수확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시골의 한 농부가 늦가을 해질무렴에 빨갛게 익은 감을 수확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오늘은 양력 11월7일(음:10월14일)로 입동(立冬)이다.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해 입동(立冬)이라고 한다.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입동(立冬)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黃經)이 225도일 때이며, 양력으로는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든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에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입동을 특별히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겨울로 들어서는 날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은 겨울채비를 하기 시작한다.

입동 즈음에는 동면하는 동물들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으며, 산야에는 단풍으로 색칠한 나뭇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간다.

입동 무렵이면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한다. 입동을 전후 해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요즈음은 김장철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

입동을 즈음해 예전에는 고사를 많이 지냈다. 대개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제물을 장만해 조상의 산소를 찾아 고사를 지냈다.

또,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도 고사를 지냈다. 고사를 지내고 나면 농사철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며 이웃들 간에 나누어 먹었다.

또한, 입동을 즈음해 점치는 풍속이 여러 지역에 전해오는 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한다. 경남의 여러 지역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는데, 특히 경남 밀양 지역에서는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될 것이라고 점쳤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속담으로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해온다.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이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치는데,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친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신이 믿어지고 있다.

이러한 농사점과 더불어 입동에는 날씨점을 치기도 한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하고, 전남 지역에서는 입동 때의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 추위를 가늠하기도 한다. 대개 전국적으로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이 크게 추울 것이라고 믿었다./이길복.강철한 기자

저작권자 © 경남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